본문 바로가기
내맘대로 리뷰

"나는 당신과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 엘리멘탈 리뷰 feat. 환경 이슈

by loneboy 2023. 7. 5.
 
엘리멘탈
디즈니·픽사의 놀라운 상상력! 올여름, 세상이 살아 숨 쉰다 불, 물, 공기, 흙 4개의 원소들이 살고 있는 ‘엘리멘트 시티’재치 있고 불처럼 열정 넘치는 ‘앰버'는 어느 날 우연히유쾌하고 감성적이며 물 흐르듯 사는 '웨이드'를 만나 특별한 우정을 쌓으며,지금껏 믿어온 모든 것들이 흔들리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는데...제 76회 칸 영화제 폐막작 선정!<굿 다이노> 피터 손 감독 연출<인사이드 아웃>, <소울> 피트 닥터 제작 참여6월 14일 극장 대개봉, 웰컴 투 ‘엘리멘트 시티’!
평점
8.7 (2023.06.14 개봉)
감독
피터 손
출연
레아 루이스, 마무두 애시, 웬디 맥렌던 커비, 메이슨 베르트하이머, 캐서린 오하라, 로니 델 카르멘

엘리멘탈 리뷰 feat 환경 이슈  

 

나는 당신과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
★★★

스토리


주인공 ‘엠버’는 불입니다. 물로 가득한 도시 안에서 살고 있죠. 엠버의 가족은 본래 다른 곳에서 살고 있었는데 태풍으로 고향을 잃고 ‘엘리멘탈’ 도시로 이주합니다. 물의 도시에서 사는 시민들은 주로 물이나 땅, 바람인데요, 물에 꺼질 수 밖에 없는 엠버의 가족은 도시에서 소외된 계층으로 살아갑니다.  다행히도 그 도시에는 불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엠버 가족은 불의 주민들을 위한 작은 가게를 차립니다. 마치 미국의 코리아타운에서 김치나 라면을 파는 것처럼요. 짖굳은 물 주민들이 가끔씩 그 가게를 찾아가서 불의 물건을 물로 꺼버리는 장난을 치기도 하지만, 가게는 엠버가 성인이 될때까지 그럭저럭 운영이 됩니다.

그런 가게가 큰 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늙은 아버지를 대신해 엠버가 하룻동안 가게 운영을 맡게 된 날, 엠버가 본인의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폭발하는 바람에 지하실의 파이프가 다 고장나고, 지하실이 물에 잠기게 됩니다. 이때 정부에서 일하는 물의 시민인 웨이드가 등장해서 가게가 불법 건축물이라면서 신고를 하게 됩니다. 엠버는 웨이드의 신고를 막으려 하루종일 쫒아가는데요. 웨이드는 엠버와 달리 유복한 가정에서 풍족한 삶을 누리고 있었고, 또 엠버와 달리 상당히 감성적이고 눈물을 많이 흘립니다. 엠버는 본인과 정 반대인 존재인 웨이드에게 마음이 끌리게 됩니다. 비록 본인과 손을 맞잡으려 할때 불이 꺼지거나 물이 부글부글 끓지만, 본인과 달리 상대의 마음을 부드럽게 사로잡는 웨이드의 카리스마에 반한 것이죠. 둘은 서로 사랑의 감정에 빠지지만, 서로 손을 잡기도 어렵기에 한계에 부닥치게 됩니다.

물과 불이 함께할 수 있을까?


이 영화는 불과 물이라는 상반된 존재들이 어떻게 한 장소에서 공존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꼭 엘리멘탈이란 가상의 도시가 아니더라도, 서울에서도 불과 물처럼 같은 공간에 있기 어려운 존재들이 한 도시안에 살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처럼 상대가 불인지 물인지 바로 알 수 있다면 나을텐데, 그게 아니다 보니까, 오늘날 사회에서의 타인은 뭔가 ‘낯선 사람’으로만 인식되는 것 같아요. 나를 해칠 수도 있고, 나와 정치적 성향이 다를 수도 있고. 그런 여러 경우의 수를 따져보면 결국 ‘공존’보다는 ‘무시’가 더 안전한 선택이 됩니다. 그러다보니 오늘날 사회를 살펴보면 이전보단 ‘공존’보다는 ‘개인주의’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옛날 같으면 새로운 집에 이사를 하면 떡을 돌리는 풍습이 있기도 했고, 직장동료를 집에 초대해서 대접하는 일도 많았잖아요? 근데 요즘은 이웃끼리 소통하는 일 자체가 거의 없죠? 굳이 한다면 층간소음으로 항의하는 편지 주고 받는 정도겠네요.

이런 식으로 공존을 피하는 건 단순히 사람뿐만이 아니라 자연도 있습니다. 특히 요즘 화제가 된 곤충중에 ‘러브버그’가 있잖아요? 실제로 독성도 없고 물지도 않아서 사람에게는 전혀 유해하지 않습니다. 되려 피해보다도 이익을 더 많이 줄 수 있는 곤충입니다. 러브버그도 꿀벌이나 호박벌처럼 수분매개를 할 수 있기 때문이거든요. 러브버그가 많아진다면, 도심 내 생태계에도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물론 러브버그 한 개체수만 너무 많아진다면 또다른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는데, 이때는 자연적으로 러브버그의 천적을 통해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러브버그 개체수를 인위적으로 줄이겠다고 방역을 하면, 이게 꿀벌과 야생벌에게 치명적입니다. 특히 네오니코티노이드같은 강력한 살충제를 사용한다면, 러브버그 잡겠다고 벌도 대량으로 학살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러브버그 방제에 나섰다는 기사가 나오고 있습니다. 민원이 들어와서 방제를 한다는 것이죠. 피해는 커녕 자연 생태계에 주는 동물이, 그저 징그러운 외형의 생물이 우리의 생활권 안에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러브버그 뿐만이 아니라 야생벌을 비롯한 무수한 곤충들도 덩달아 그 지역에서 사라지게 되는 거죠. 그저 인간이 자연과 공존을 하지 못한다는 이유 하나때문에 벌어지는 일입니다.

인간이 자연을 타자화하는 경향은 기술이 발전하면 할수록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더욱 발전된 기술로 인간만을 위한 깨끗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나무를 베어서 건물을 짓고, 건물 주위에 다른 생물체가 침입할 수 없도록 독한 살충제를 뿌립니다. 건물 뿐만이 아니라 농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먹는 식량을 재배하겠다면서 숲을 태우고 단일한 농작물을 대량의 면적에 심습니다. 무수히 많은 생물종이 공존하던 숲을 감자나 사탕수수 등 단 하나의 농작물만 자라는 장소로 만들어 버립니다. 도심같은 경우에는 경관을 이유로라도 다양한 나무와 꽃을 심겠지만, 도시가 아닌 오지의 경우에는 아예 인간만의 시각으로 모든 것을 다 뒤바꿔버립니다. 공존을 넘어 직접적인 약탈과 통제를 하는 것이죠.

이런 통제는 결국 인간에게도 큰 피해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과도한 석탄 발전으로 대량의 탄소가 배출되어 기후변화가 시작되는 것이죠. 이 위험을 최소화할 자연 생태계는 이미 파괴되었습니다. ‘지구의 허파’라 불리던 아마존은 탄소 흡수원이 아닌 탄소 배출원으로 전환되고 있고, 사막화가 된 심해 바다가 여기저기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연 생태계의 파괴로 인간을 포함한 전 생물체의 대부분이 멸종할 수 있는 6차 대멸종이 이미 시작되었다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이러한 모든 일들이, 어쩌면 정말 단순하게도, 우리가 공존을 하지 못해서 시작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공존이란 건 상대를 억지로 통제하거나 약탈하는 게 아닙니다. 그저 한 공간에 같이 있는 거죠.

어려워도 공존해야 하는 이유


영화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대사 중 하나가 웨이드의 대사였는데요. 물, 불이란 서로 반대되는 속성 때문에 다가오지 못하는 엠버에게 웨이드는 ‘너와 내가 닿을 때, 화학작용이 일어난다’는 말을 합니다. 실제로 극중에서도 서로 만나면 안될 것 같은 물과 불이 서로 만나서 끓는 물이 되기도 하고, 물로 빛을 응축시켜 불을 일으키기도 하는 등 다양한 화학작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 서로 더 친밀해지는데요. 이러한 자연요소간의 상호작용이 발전하면서 오늘날의 화학산업이 만들어졌듯,불가능할 것 같던 이 둘의 공존은 우리로서는 상상하지 못한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자연과 인간도 마찬가질겁니다.